대한방직협회

[패션저널:류한규 편집위원]70 · 80년대 나라경제를 살리려는 전국민적노력이 집중되었을 때 우리는 "I can do" ," We can do"라는 글자를 좌우명처럼 되뇌며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빈곤 탈출]의 원천이 되었던 새마을 운동이 한창일 때 우리는 자신감 · 책임감에 넘쳐 있었다. 이 같은 국민적인 의지가 분출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경제의 변두리 국가에서 세계경제의 중심국가로 빠른 이동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세계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세계 대 스포츠행사인 올림픽과 FIFA월드컵도 성공적으로 치렀고 세계경제 · 외교 올림픽이라는 G20 정상회의도 서울에서 개최하게 되었다. 당당한 의장국으로서 세계경제의 미래를 컨트롤하는 조타수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예전에 외국여행 하는 것은 특권층만의 특전이라고 여기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초등학생도 떼 지어 미국에 가고 웬만한 신혼여행은 의례히 동남아, 일본, 유럽, 미국으로 가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되고 있다. 국민 생활수준도 이제는 부유한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꽁보리밥도 없어서 못 먹던 일이 어제 같은데 지금은 소갈비, 생선회도 이름 있는 식당을 찾아가 먹는 식도락을 즐기고 있다. 뼈를 깎는 고난극복의 행진 ! 시대적인 사명감 ? 국민적인 책임감 ? 개개인의 자신감이 이루어 낸 열매를 우리는 지금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끈질긴 사양화론 ! 3D업종이라는 멍에를 메고 쇠퇴일로를 걷던 섬유산업에 햇살이 활짝 비치면서 섬유산지 대구에서는 10년 불황이 끝났다고 환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제살 도려내는 구조조정, 심혈을 기우린 신기술 개발, 부단한 R&D투자, 산업용 특수소재개발 등이 결실이 돼 11년 만에 수출 30억 달러 고지가 보인다.

직물생산업체인 ST원창은 2백여 대 직기가 밤낮없이 가동되고 있다. 신화섬유는 차도르용 블랙직물만으로 중동에 연간 3천96만 달러를 수출했다. 구미에 있는 효성은 타이어용 특수사인 타이어코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며 동원산자 등 중소업체들도 군용 헬멧, 보트, 방탄복 등 다양한 산업용 특수섬유제품생산으로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

2011년 7월에 발효하는 한 ? EU FTA가 섬유산업에 던지는 효과는 크다. 섬유의 대 EU수출 연간 평균 중가는 2억1600만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섬유활성화는 대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적인 추세다.

한 전문기관의 조사와 수요예측에 따르면 2009년 의류시장은 25조 6천억 원, 가방과 신발을 포함한 패션시장은 29조6천억 원으로 마감하였고 2010년 의류시장은 전년대비 7.5%성장한 26조6천억 원 , 패션시장은 7.3% 늘어난 31조9천억 원으로 예측 하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정부의 섬유정책이다.
지식경제부는 2020년 섬유수출 212억 달러, 세계5위 신 섬유 강국도약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대구시도 섬유패션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4단계 로드 맵을 작성, 적극적인 지원책 강구에 발 벗고 나섰다.
대구경북섬유산업육성전담 기관인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생산현장에서 오랫동안 많은 경험을 쌓아 현장생산기술능력이 탁월한 퇴직기술자들을 다시모아 영세 업체를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생산기술지원단을 설립 가동하고 있어 기술혁신의 한 자락을 차지하고 있다. 섬유경기 10년만의 부활을 계기로 정책지원, 연구개발지원활동이 본격화 하고 있는데 한 가지 염려스러운 것은 섬유산업을 이끌어가야 할 일부 젊은 세대들이 확신도 자신감도 사명의식도 없는 정신상태다.
이건 어떤가 하고 물어보면 “그런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는 젊은이가 대부분이다. 확신도 자신감도 없다. 어떤 사물을 보고도 단정을 못하는 결단력 결여다. 다시 말해 음식 맛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맛있는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는 그들 ! 자기 입맛조차 확실히 모른다. 또 지금 기분이 좋습니까? 라고 물으면 “좋은 것 같아요” 라고 답해 자기 기분도 책임을 못 진다는 것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아니면 말고요”식의 무책임한 태도다.

이처럼 모두 책임 없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하는 젊은이들에게 차세대를 맡길 수 있을까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고 세계 섬유경기 흐름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해도 이를 실행해 이룩해야하는 사람들의 정신상태가 바르지 못하다면 모두가 허사다.
섬유산업을 짊어지고 가야 할 젊은 세대들의 정신 상태가 확신도 책임감도 사명감도 없다면 10년 만에 맞은 섬유산업 재도약의 호기를 제대로 살려 나갈 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섬유산업은 국내외적으로 아주 희망적인 국면을 맞고 있다. 이 같은 모처럼의 고무적인 국면을 흘려보내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정신무장을 다시 해야 할 때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