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중국 상하이 출장길에 중동 바이어로부터 가슴 뿌듯한 얘기를 들었다. 세계 초고층 버드두바이 빌딩을 건설하고 아랍에미리트에 원전을 수출한 한국의 인기와 위상은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예증으로 사막의 나라 아랍에미리트에 바닷물을 끌어들어 담수해 식수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담수를 이용해 사막에서 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채소를 기르기 위해서는 특수장치가 필요하며 그 원천기술은 말레이시아인이 개발했다고 한다. 채소재배 설비를 위한 여러 설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아랍에미리트 정부관리가 “왜 이 설비가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니냐”고 따졌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필요한 부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메이드 코리아제품이 아니면 허가 할 수 없다”고 주장해 할 수 없이 한국산으로 통일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높아진 국격을 우리내부에서는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G20 정상회의가 열리면 직간접 경제적 효과가 30조를 상회하면서 국격이 몇 단계 더 올라갈 것은 불문가지다.

미운오리 새끼 백조됐다.

G20 정상회의 의장국!. 이것은 보통나라가 쓸 수 있는 감투가 아니다. G20은 커녕 11년 전 YS정권 때 OECD회원국 가입도 시기상조라며 선진국들이 조소로 응대하던 시절이 엊그제 이었다.
국민의 자긍심이 하늘을 찔러야 할 이 근사한 나라에 자고나면 각혈하듯 파열음을 내는 정치권이 문제다. 물론 민주주의는 다소 시끄러우면서 발전한다지만 G20회의같은 천재일우의 호기까지 정쟁의 대상이 되는것 당최 알 수가 없다.
이 같은 국가대사에 여 야, 시민단체가 따로있을 수 없다. 우리내부가 단결하고 축제분위기로 성원해야 세칭 곰 세마리 집단 북한도 조용할 수 있는것이다.
개인이나 집단은 물론 고스톱판에서도 이웃을 잘 만나야 하는건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고약한 미련한 곰집단과 대치하고 있지 않은가? 요즘 회자되는 할베곰(김일성), 아빠곰(김정일), 새끼곰(김정은)의 곰 세마리는 천박지축 날뛰는 습성이 있다. 더구나 미련한 새끼곰 김정은은 앞뒤 분간 못한 철부지로 천안함뿐 아니라 남쪽 육지에까지 대포를 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예견이다. 벼랑끝에 몰려 더 이상 잃을것이 없는 곰 집단이 언제 어디서 무모한 도발을 해올지 걱정이다.
그러나 미련한 곰에게는 우선 몽둥이가 약이지만 때로는 당근도 필요하다. 퍼주는것과는 전혀 다른 개성공단을 과감히 확대하는 통큰 전략도 몽둥이보다 훨씬 좋은 당근이 될 수 있는것이다.
본질문제로 들어가 지난 20여 년간 섬유 사양론의 모진 풍토병을 겪은 국내섬유산업이 기사회생하고 있다. 그 동안 알맹이는 다 빠지고 쭉정이만 남은듯하던 섬유산업이 “우리 세상이 다시 왔다”는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다.
비록 9월엔 주춤했지만 수출도 작년 11월 이후 매월 두 자릿수 증가했다. 내수패션은 이상난동, 무더위, 홍수의 악재를 뚫고 나름대로 안전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패션 소재 할 것없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한 중국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의류용으로 고정관념을 갖던 섬유산업이 산업용 섬유로 각광을 받자 정부의 시각이 변하고 일반국민들의 인식이 180도 달라졌다.
의류용 첨단기능성 소재부터 불티나게 팔려 국내 보유설비가 부족하다. 지난 20년간 가까이 고개를 길게 빼며 체념적인 냉소주의에 빠졌던 대구산지에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설비를 풀가동해도 생지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화섬사가 부족해 배급주기 바쁘고 이 덕에 간판내리고 문 닫았던 금강화섬이 재가동되고, HK공장 가동도 임박할 정도다.
보수적인 면방업계가 지난 20년간의 긴 잠에서 깨어나 섬유산업 설비투자를 선도하고 있다. 단위 기업당 1000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하는가하면 시멘트회사까지 신규로 면방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이 고급면사 생산기술에서 세계1위이고 가격 경쟁력도 우월해 중국, 일본, 미국에서까지 면사 달라고 손을 내밀고 있다.
죽었다고 봉창하며 십수년간 설비투자를 중단하던 대구경북 산지에도 설비투자 바람이 불고있다. 경기북부에 집중된 니트 직물 생산업체들의 경쟁력 또한 막강해지고 있다. 심지어 대구 산지직물업계의 가격경쟁력은 중고가품에서 이제 중국과 싸워 이 길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실제 중국의 합섬직물 산지인 소흥일대에서 한국의 가격경쟁력에 긴장하고 있을 정도다.
의류용뿐 아니라 산업용섬유의 전망은 더욱 무궁무진하다. 독일의 세계적인 섬유연구소들의 분석에 따르면 앞으로 비행기소재의 70%는 섬유가 담당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자동차, 선박, 메디칼용을 포함한 산업용 섬유의 활용도는 끝간데없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라미드, 탄소, 고강력 섬유의 용도는 친환경, 경량화, 난연 추세에따라 불티나게 팔릴수 밖에 없다. 미운 오리새끼 취급받던 섬유산업이 이제 버젓이 백조로 둔갑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이 같은 가장 확실한 신성장 동력이자 세계 어느나라보다 노하우와 순발력 강한 우리 섬유산업에 대한 정책의 경도는 아직도 독버섯처럼 남아있다.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황창규 단장이 이끄는 지식경제 연구개발(R&D)전략 기획단이 최근 첫 작품을 내놨다. 2014년까지 7000억 원을 투입해 세계선도 또는 선점이 가능한 다 섯가지 과제를 개발하겠다는 ‘조기성과 창출형 미래산업 선도 기술’에서 당연히 들어가야 할 신섬유가 빠졌다.

신 섬유 1등만이 살아남는다.

내용을 보면 15분 충전해 160km를 주행 할 수있는 3000만원대 자동차를 비롯 2015년 35억대 수요에 대비한 융복합기기용 4세대 모뎀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또 건물과 마을단위로 에너지를 효율화하는 한국형 마이크로 에너지 그리스와 대 면적 박막태양 전지, 천연물 신약등 5대 과제다.
물론 세계 5대 기술강국 도약을 위한 이번 미래 선도기술 프로젝트는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매우 시의적절하고 타당한 정책이다. 그러나 이 들 5대 과제 못지않게 강철보다 10배나 강도가 강한 아라미드 섬유와 비행기 선박소재용 탄소섬유, 첨단 산업용 고강도 섬유등 신섬유기술 분야를 포함했으면 더욱 금상첨화이었을 것이다.
비행기용 소재와 자동차 소재를 비롯한 각종소재를 섬유로 보지 않고 항공기 부품, 자동차 부품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이 같은 정책의 경도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신 성장 동력인 신섬유 산업에 지금과 같은 병아리 눈물만큼의 지원정책으로 기업의 투자부담을 가증시킬게 아니라 다른 과제처럼 통 크게 집중 지원하는 넓은 시야가 시급한 것이다.
그래야 이미 저만큼 앞서간 ‘듀폰’이나 ‘도레이’, ‘데이진’등 세계굴지의 선발업체와 자웅을 겨룰 수 있다. 첨단 신 섬유산업이 아무리 신성장 동력이라지만 2등은 살아남기 어려운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그 동안 모질게 괄시했던 신 성장 동력 섬유산업에 대한 정부의 통 큰 지원책이 시급하다. <本紙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