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섬유인이라면 한번쯤은 섬유단체 및 조합의 정기총회에 참석할때마다 느끼는 점이 하나 있을 것이다.
내빈들이 조합원 보다 더 많다는 사실을...

참석 조합원들 보다 때론 더 많은 내빈이 자리를 차지(?)해 총회를 빛내주고 있는 것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이들 내빈들로 인해 총회 시간이 지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단체장이 아닌 일반 조합원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원성이 높기 때문이다.

매번 총회 때 마다 섬유단체장 소개에 10여분 이상이나 걸리다 보니 자칫 총회가 섬유단체장을 소개(홍보)하는 자리인지 총회를 하는 행사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혹평하는 섬유인들이 한 둘이 아닌것을 보면 섬유단체가 너무 많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대구경북지역 섬유업체와 규모는 지난 수십년간 계속 줄어들었지만 섬유단체는 오히려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이상한 현상이다.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를 비롯해 대구경북섬유직물조합, 대구경북직물조합, 대구경북염색조합, 대구경북니트조합, 대구경북패션협회, 봉제조합, 한복협회, 천연염색조합, 장갑조합, (사)니트협회, 한국섬유기계협회 등 각종 섬유조합 및 단체와 한국섬유개발원, 염색기술연구소, 한국패션산업연구원, 한국섬유기계협회 등을 합하면 20여개가 넘는 단체와 연구소가 난립해 있다.

그런데, 이들 단체나 조합 가운데 회원사가 20~30여개사에 불과하거나 휴.폐업한 유령회사가 더 많은 단체도 있다. 이로인해 조합 혹은 협회 역할을 상실하거나 운영난으로 기능이 정지된 섬유단체도 있다.

일부 조합의 경우 조합을 대표하는 이사장마저 회사를 폐업해 사업장을 임대 주거나 섬유사업을 하지 않고 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사장 자리는 그대로 맡고 있어 지탄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단체의 이사장은 자신이 아니면 섬유단체장을 할 만한 사람이 있겠느냐식으로 오만함마저 내비치고 있어 이래저래 조합원들을 모욕하고 있다는 것.

이처럼 섬유단체가 난립하다 보니 대구경북섬유업계를 지원해 주고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수많은 섬유조합 및 단체가 요청하는 내용들이 중구난방이여서 어떻게 교통정리를 해야될지 난감할 정도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래가지고서야 대구경북섬유업계가 통일된 한목소리를 낼수 있을까? 섬유업계 지도자들이 나서서 이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해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유사한 섬유단체나 조합은 통폐합해야 하며 섬유사업장도 없이 무늬만 섬유인이라고 자칭하며 단체장을 맡고 있는 인사들도 하루빨리 명예롭게 퇴진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