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두 시장만 잡아도 우리나라 섬유패션산업이 100년은 무난히 먹고 살수 있다는 예측이다. 거대한 의류시장 , 무르익은 대량 소비시장이 2011년 올해도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거대시장은 다른 나라(선진국가)들이 거의 선점한 상태다. 한국제품은 일부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중 · 저가 대접을 받아 변두리를 맴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왜 그럴까? 한때 세계 상위권 섬유수출국이던 우리나라가 왜 이렇게 지리적으로 가깝고 큰 시장을 먼저 선점하지 못했던 것일까? 한마디로 표현하면 끈질긴 해외시장 개척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태리 , 프랑스 , 영국, 일본 등 패션 선진국 제품들이 가만히 앉아서 명품대접을 받는 것이 아니다. 피나는 노력으로 하이패션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개척에 올인 했기 때문에 명품 대접을 받으며 지금 그 과실을 따 먹고 있는 것이다. 보세가공으로 출발한 한국섬유패션산업이 그나마 세계시장에 이만큼 이라도 자리를 잡은 것은 수많은 수출기업인과 젊음을 불태운 세일즈맨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때 재벌 랭킹 2위에 올랐다 해체된 대우그룹 오너 김우중 전 회장도 1년에 3분의 2를 비행기 타고 세계를 누빈 섬유세일즈맨이었다. 그리고 수많은 섬유패션인들이 김우중 전 회장과 같은 길을 걸었다. 그들은 비행기 기내식으로 배를 채우고 공항 라운지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더운 나라, 추운 나라를 가릴 것 없이 세계 시장을 누볐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섬유패션업계는 그들의 뒤를 이어갈 정열적인 젊은이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무르익은 큰 시장을 눈앞에 두고도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한 이유다. 중국은 한국섬유패션업계의 전진 생산기지였다. 고임금을 피해 중국으로 시설을 옮기고 기술을 현지인에게 전수해 주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지금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중국은 이제 외국기업이 더이상 필요 없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1일을 기해 외국 업체에 주었던 모든 혜택을 거두어 들였다. 인도는 애초부터 중국처럼 파격적인 지원은 없었다. 이제 중국과 인도가 의류 및 섬유생산 전진기지로서 매력을 잃은 것이 사실이지만 패션제품 소비시장으로는 기회의 땅이다.

파이낸셜타임즈에 의하면 세계 20대 여성갑부(부호)중 11명이 중국인이라고 한다. 이들은 모두가 하이패션 제품의 대량소비자들이다. 여성의류 수출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이 이상 더 좋은 시장이 어디 있겠는가. 여성 부호중 누가 한국 제품을 입었다는 소문만 나면 그 소비량은 엄청날 것이다. 한마디로 대박이 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G2에 진입한 중국은 앞으로 더 많은 부호가 나올 것이고 의류 대량소비 계층인 중산층도 더욱 확대돼 수많은 여성들이 하이패션 고객으로 부상할 것이 분명하다. 인도 역시 부자가 많은 나라다. 부자가 많다는 것은 소비가 왕성하다는 뜻이다. 인도 붐바이에는 세계 최고가 주택이 있다. 관리 인원만 600명, 한 달 전기사용료가 1억3천만 원인 10억 달러짜리 주택이다.

이들 부호들의 눈에만 들면 명품을 파는 건 문제가 아니다. 부호들에게 최고급 여성 의류는 가장 좋은 소비제품이다. 이런 시장을 먼 산 바라보듯 보고만 있었서는 안된다. 젊은이들이 7~80년대 선배 섬유의류 세일즈맨들이 세계를 누볐듯이 이들 시장을 누벼야 한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주어진 여건은 과거 7-80년대에 비해 월등이 좋은 조건이다.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높아졌고 고품질의 교육 때문에 개인적인 자질도 과거에 비해 높다.

문제는 지금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진취적인 기상(어려움을 딛고 도전하려는 정신,헝거리 정신)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영상4~5도만 돼도 오리털 잠바를 입고 털모자를 눌러 쓰고 다니는 나약한 젊은이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심지어 국민의 의무인 군대에 가지 안으려고 생이빨을 뽑는가 하면 무릎관절수술 등 허위 진단서까지 동원하는 등 편하게만 살려는 연약한 세대들이 많다는 점이다.

손바닥에 못이 박힐 정도로 무거운 샘플가방을 들고 다니며 시장을 개척했던 선배들의 정신을 거울삼아 미개척지를 용감하게 개척하는 정신이 필요한데 그런 젊은이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 안타깝다.
2011년 새해에도 광대한 중국 의류시장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고 인도의 부호들이 손짓을 하고 있다. 명품만 가지고 오면 얼마든지 구입하겠다며 기다리고 있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새해부터 무르익은 거대 시장-중국,인도를 향해 더 많은 섬유패션업계 젊은이들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한국패션산업의 오늘과 내일이 이들 젊은이들의 어깨에 달려 있다. 100년 먹을거리를 찾아 중국으로! 인도로! 힘차게 뛰어 나가야 한다.

최근 중국시장에서 한국 패션전문기업이 거둔 놀라운 성공사례도 있었다. 국내 내노라하는 대기업 패션업체인 제일모직, LG, 코오롱 등이 국내에서 1조원 매출 달성에 매달리고 있을 때 이랜드는 중국시장을 파고들어 2010년 중국에서만 1조원의 경이적인 매출을 올렸다. 국내 매출을 합하면 무려 2조6천억원에 달한다.
이랜드는 2010년 상반기 상하이(상해)에 진출한 외국 기업 중 세금을 가장 많이 낸 업체였고 중국내 3600개 매장을 통해 1조원 매출을 달성한 것이다. 이랜드는 매주 상하이 번화가를 오가는 수백 명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어 중국이 선호하는 패션 경향을 파악해 본사 디자인실에 보내고 본사에서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1년 내내 읍 단위 오지까지 곳곳을 조사해 패션 경향을 파악했다는 것이다. 이런 피나는 노력으로 중국을 석권하면서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부상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랜드의 중국 매출 1조원 달성은 선진국 패션기업들에 비하면 한참이나 늦은 것이다. 또 중국 전체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이랜드의 중국시장 안착은 노력만 하면 중국이나 인도시장이 아무리 광대하더라도 능히 개척할 수 있는 잠재력을 우리패션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본보기였다.
이제 2011년 신묘년이 시작됐다. 대한민국 섬유패션업계 젊은이들이 이랜드 사례를 거울로 삼아 대규모 소비시장인 중국과 인도 공략에 더욱 매진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