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우주선에다 항공모함, 스텔스기까지 만들었다. 겉만 흉내낸 짝퉁이 아니라고 한다. 아시아의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팽창은 군사적인 부분에서만 돋보이는 것이 아니다. 섬유산업에서 중국의 위협은 이미 선을 넘은 지 오래됐다. 화섬산업과 면방적, 소모방 등 섬유소재 분야의 대규모화 즉 물량 경쟁에서 한국은 멀찍이 밀려나 있다. 중국 화섬사 1개 기업이 한국 화섬 총생산량에 버금가는 물량을 생산하고 있을 정도다. 면방적이나 소모방, 직물도 다를 바 없다.
대규모 물량을 앞세운 박리다매의 경우 가격 경쟁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자국내 자급 자족이 어느정도 확보되면서 눈을 돌려 해외 수출로 선회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프리뷰인 서울(PIS) 전시회에 중국 기업들이 대거 몰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품 신청기업 가운데 상당수를 나오지 못하게 제한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40여개 기업들이 전시장을 메웠다. 부산국제섬유패션전에도 중국과 대만의 바이어들이 예년과 달리 깊은 관심을 표명하며 대거 전시장을 방문했다. 중국의 산업용섬유협회 회장이 직접 방한해 MOU까지 체결했다.
앞으로 중국 섬유기업들의 한국 시장 공략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같은 추세에 비례해 우리 섬유기업들의 대중국 공략도 확대되고 있다. 얼마전 개최된 상하이 인터텍스타일 전시회에 200여개 한국 기업들이 몰린 것이 이를 잘 입증해 주고 있다.
한.중 양국의 섬유기업들이 서로 상대방 국가의 시장을 공략하며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한-중 FTA가 체결되면 더욱 치열한 공방이 빚어질 것이다. 그런데 중국의 섬유산업이 과거에 비해 한가지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은 중국산에 품질 우위를 내세웠지만 이제는 그런 전략이 통하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원사, 직물 등 중국산 섬유소재의 품질이 우리나라 제품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따라왔기 때문이다. 일부 품목에서는 해당 기업 종사자들이 스스로 인정할 정도로 중국산의 품질이 높아졌다. 이런 현상에는 우리나라 퇴직 기술자들의 무분별한 중국 기업 취업 등  첨단 기술의 비밀을 지키지 못한 헛점도 있었다.

최근에는 중국의 한 기업이 우리나라가 수년전에 포기한 워트제트 직기(WTL) 생산에 성공하고 자국 시장 공급을 넘어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2011 KOTEX(대한민국 국제섬유기계전)]에 출품을 예약했다.
이제 중국산 직기가 세계 직기 시장을 주도해온 유럽산과 일본산을 위협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이들 직기 선진국들의 수준에는 못 미치겠지만 중국이 우주선과 항공모함, 스텔스기를 만들고 있는 것을 보면서 섬유기계분야에서의 지각변동도 결코 멀지 않았음을 느끼게 한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