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직협회

제조업 현장 피 말리는 인력난 5년 내 절반 문 닫을 판
봉제·양말단지 조성, 개성공단 역외가공 인정 관철을
김총리. 주재 한·미 FTA 활용 간담회 현안 건의 봇물

2면에 계속
설비자금 금리 보전. R&D. 중기전시회 예산 증액을

섬유패션산업 발전을 막는 각종 대못을 과감히 철폐하고 미진한 육성정책도 획기적으로 강화해달라는 업계의 강도 높은 대정부 건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제조업 현장의 피 말리는 인력난으로 인한 가동중단 위기를 막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쿼터제를 과감히 철폐해줄 것과 △한·미 FTA 수혜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 관세 즉시 철폐 품목인 의류봉제와 양말 생산기지인 산업단지와 클러스터를 조성해주고 △설비자금에 대한 금리보전책과 △R&D자금의 대폭 확대 △중소기업 해외전시회 지원예산 배가 등 시급하고 필연적인 현안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 주도록 정부를 채근하고 있다.

정부 반응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린 과거의 미온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면밀히 검토해 가급적 수용하겠다는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지난 6일 낮 총리공관에서 각 경제부처차관을 배석시킨 가운데 한·미 FTA 활용을 위한 주요 업종별 대표 오찬간담회를 주재하고 업계의 현안과 정부의 지원방안을 폭넓게 협의했다.

이 자리에는 섬유업계에서 최병오 의류산업협회장과 박상태 섬유직물조합 이사장, 민영우 화섬협회장 등 3명과 자동차, 기계, 화학, 전기, 전자, 제약 등 업계 대표 12명이 참석했으며 섬유업계 대표 3명이 당면한 현안을 집중적으로 건의하고 관련부처 차관들로부터 답변을 얻어냈다.

이 자리에서 섬유업계는 내국인 근로자 취업기피현상으로 현재 제조업에 외국인 근로자를 4만 6000명 선으로 도입 활용하고 있으나 이 숫자로는 제조업 수요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주장. 기존 쿼터 외에 9만명을 추가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 쿼터제 폐지를 주장한 섬유업계는 “일각에서 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늘린 만큼 국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논리는 내국인 근로자 기피업종에게 해당되지 않는다”고 전제, “국내 근로자가 오지 않는 제조업 현장에는 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쿼터제에 국한하지 말고 허용해줄 것”을 건의했다.

실제 국내 전통산업 뿐 아니라 자동차, 전자, 전기 업종의 제조업 현장에도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하며 특히 섬유산업 생산현장에는 인력이 고갈돼 이대로 가면 향후 5년 이내에 제조공장 절반 이상이 공장 가동을 포기해야할 정도로 인력난 해소가 발등의 불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미 FTA가 발효되면 섬유가 가장 큰 수혜 업종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관세 즉시 철폐 품목인 와이셔츠나, 스웨터, 양말 등은 국내 산업이 공동화돼 FTA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고 전제, FTA수혜와 국내 연관 산업 동반성장을 위해 수도권에 봉제산업 단지와 양말 클러스터를 정부가 앞장서 조성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개성공단은 저렴하고 양질의 북측 노동력을 활용한 의류생산품의 가격경쟁력을 활용하고 개성공단의 대량 생산 시스템과 남측의 다품종 소량 전략적 생산시스템으로 이원화하기 위해 한·미FTA발효와 때맞춰 개성공단 생산물품의 역외 가공인정을 관철해줄 것을 건의했다.

또 한·미 FTA발효를 계기로 섬유패션업계에 설비투자 열기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고 너무 비싼 설비 구입 자금의 금리 일부를 정부가 보전해줄 것도 함께 건의했다.

이어 한·미, 한·EU FTA발효를 계기로 해외 마케팅 강화 전략이 더욱 강화돼야 하지만 정부의 중소기업 해외 전시회 지원 예산은 올해 110회에 130억원 규모가 전부라고 지적, 이를 300억원 규모로 늘려줄 것도 아울러 건의했다.

또 정부가 각 업종별 직능단체를 통해 지원하고 있는 R&D자금이 230억원 규모에 지나지 않아 실질혜택이 크게 미흡하다고 지적, 이를 최소 500억원 규모로 늘려줄 것을 아울러 건의하는 등 섬유패션업계의 당면한 현안을 해결해줄 것을 강력히 건의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노동부, 총리실 차장 등 정부부처 차관들은 이 같은 건의를 면밀히 조사 검토하겠다고 성의 있는 답변을 했으나 일부 해외 전시회 예산 증액 등은 예산 사정으로 당장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