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관세 32% 즉시철폐 불구 봉제생산기반 없어 헛발질
발효 1년 작년 대미 섬유수출 14.1억불 전년비 4.8%↑
사ㆍ원료 수출만 다소 증가, 직물 제자리, 의류10%↓
의류봉제 육성시책 사각지대. 방치하면 ‘빛 좋은 개살구’


한ㆍ미 FTA가 발효된 지 만 1년이 지난 가운데 가장 큰 수혜업종으로 지목된 대미 섬유수출은 일부 사류와 원료부문에서의 소폭 증가가 이루어졌을 뿐 관세 즉시 철폐품목인 주요 의류수출은 거꾸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사실상 속빈강정으로 드러났다.
이는 당초 미국이 대폭 양보한 것처럼 밝힌 관세즉시철폐 품목에 의류제품이 집중돼 있으나 이는 국내 생산기반이 붕괴된 상태에서 아직까지 이렇다 할 의류생산기반 복원이나 육성정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한ㆍ미FTA가 작년 3월 15일부터 정식 발효되면서 섬유는 평균 미국수출관세 평균 13.1%(최고 32%)가 폐지돼 자동차와 함께 가장 큰 수혜품목으로 지목돼왔으나 지난 1년 동안 대미 섬유수출은 FTA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대미 섬유수출은 전체적으로 14억 1000만달러로 전년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중 면사와 화섬사 등 사류가 19.3%증가한 1억 4000만달러, 폴리에스테르단섬유를 중심으로 한 섬유원료부문이 24.7%늘어난 1억 8000만달러를 나타냈을 뿐 대미 의류수출은 전년대비 무려 9.7%나 감소한 2억 4000만달러에 지나지 않았다.

또 대미 수출규모가 가장 큰 직물류도 전년대비 불과 2.1%증가한 7억 3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이같은 현상은 면사와 화섬사 및 폴리에스테르단섬유 등이 일부 관세철폐 혜택을 보았다고 볼 수 있지만 관세율이 최고 32%에 달하는 의류(스웨터, 니트 탑셔츠)는 최고 고율의 관세즉시철폐에도 불구. 거꾸로 수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사류와 화섬단섬유는 기존부터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완만한 신장이 예상됐지만 직물류는 우리의 주종 아이템인 폴리에스테르직물이나 니트직물은 8~10%관세가 10년 동안 분할철폐이어서 실질 혜택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또 국산 직물류는 미국에 직접 들어가는 양이 극히 한정돼 있고 대부분 오프쇼어용으로 봉제생산기지로 선적되기 때문에 FTA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고 32%에 달한 고율관세의 즉시 철폐품목인 의류제품의 경우 면양말 등 일부는 수혜가 있지만 공동화된 국내 생산기반이 복원되지 않아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해 전년대비 10%대의 급감현상을 나타냈다.

따라서 한ㆍ미 FTA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가득액과 고용효과가 가장 높은 의류봉제 생산기반이 국내에 하루빨리 복원돼야 하지만 근본적으로 국내 생산인력 부족과 고임금의 어려움이 큰데다 무엇보다 정부의 섬유산업정책에서 의류봉제산업정책이 홀대받고 있는 것이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의 섬유ㆍ패션 관련 지원예산은 연간 해마다 1000억원 규모에 육박하지만 순수 봉제산업에 지원된 중앙정부예산은 고작 연간 10억원 내외에 그쳤으며 금년 들어 국회에서 10억원 규모가 늘어나 봉제공장 신설운영에 따른 설비지원, 인력대책 등이 취약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원ㆍ부자재 파급효과가 크고 가득액과 고용효과가 큰 의류봉제산업 육성에 대한 획기적인 정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국내 섬유산업의 안정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한ㆍ미 FTA 효과도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